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유병언의 시신이 맞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사망 원인과 시점은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은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국과수 발표 당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57.7%를 기록하며 전체 국민 중 절반 이상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의견은 24.3%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18.0%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20대, 40대에서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각각 77.8%, 75.1%, 72.0%로 매우 높게 나타났고, 50대의 경우에는 39.8%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신뢰한다’는 응답(32.8%)보다는 높았으나,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신뢰한다’는 의견이 42.2%로 ‘신뢰하지 못한다’(26.8%)보다 더 높게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성별로는 여성의 불신 의견이 62.3%로, 남성(53.0%)보다 더 높았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75.4%, 통합진보당 지지층의 62.1%가 ‘국과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신뢰한다는 응답’이 41.3%로 ‘신뢰하지 않는다’(35.7%)는 응답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직업별로 보면, 학생, 사무직 종사자에서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각각 68.5%, 66.8%로 매우 높았고, 이어 가정주부(56.5%), 자영업(55.5%), 노동직(55.1%) 등의 순으로 나타나 국과수 발표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높았다. 반면 무직의 경우에는 ‘신뢰한다’(38.5%)는 의견이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견(29.6%)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7월 2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국민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발표를 이토록 믿지 못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2014년 7월 28일 기사에서 “(국민들이 국과수 발표를)믿지 못할 이유는 도처에 있다. 유병언 별장 인근에서 백발 노인 시체를 발견하고도 의심치 않아 현장을 40일 방치한 점, '백골화'됐는데 지문은 채취된 점, '와시바' 신발과 안경, 지팡이 등 현장 유류품에 대한 경찰의 정정발표 촌극은 의혹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급기야 사체를 세월호 사건 전에 목격했다는 주민들 증언이 나오면서 경찰은 거짓말쟁이로 잠정 인증받은 꼴이 됐다. 이 마당에 국과수가 '과학'을 들이댄들 먹힐 리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과학적 근거'를 내세운 국과수와 개연성과 정황을 바탕으로 종합적 '심증'을 내세운 국민. 현재로선 심증의 압승으로 보인다”며 “불신의 심증을 강화한 건 연이은 검경의 수사 실패와 과거 각종 조작사건 등이 초래한 정부의 신뢰 하락이다. 국과수 불신사태는 누구의 탓인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