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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의 친절한 불가지론이 신천지보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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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의 친절한 불가지론이 신천지보다 무섭다"
  • 기독교포털뉴스
  • 승인 2013.05.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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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 출간한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

미국 휴스턴대학교 미래학부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학위를 받은 미래학자 최윤식 소장(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ㆍ소망과사랑의교회 목사)이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생명의 말씀사)를 출간했다. 책의 부제는 ‘지속가능한 한국교회를 위한 최초의 미래학 보고서’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미래를 논하는 책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 책은 보다 신선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교회는 세상 안에 있고, 대부분의 성도는 세상의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 교회와 성도가 어떤 영향을 받을 지에 관한 관점으로 풀어냈다. 최 소장은 기존의 책들과 이 책을 함께 본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를 통찰력 있게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일에는 소망과사랑의교회 예배 장소가 되고 주중에는 연구소로 사용되는 멀티공간에서 그를 만나 한국교회의 미래지도를 살펴보았다.

   
▲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 ⓒ크로스로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는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

미국에서 1인 기업으로 활동하다가 한국에 와서 2008년부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의 통찰력을 활용해서 인류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미션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연구소가 하는 일이다.여기서 나은 방향이란 것은 결국 하나님 나라로 가는 것이다. 성경에서 보면 요셉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지혜를 주셔서 흉년을 대비하게 하셨고 요셉은 구속사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이런 역할이 한국교회에 필요하기 때문에 부름받은 것 같다. 미국에 목회를 하러 갔다가 생각지 않게 미래학을 전공하게 됐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이 사역이 필요해서 공부를 시키셨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나보다 앞서서 일하고 계신다. 교회와 국내외 기업, 비영리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미래와 관련된 자문과 교육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처음부터 미래학을 공부할 계획이 아니었던 것 같다. 미래학이라는 분야도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사랑의 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다. 그러다 30살 쯤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래학을 공부했다. 처음부터 미래학을 공부할 계획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미래학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분야를 공부하면 미래를 고민하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미래학을 전공하게 됐다.그런데 많은 이들이 나를 예언자나 선지자로 오해한다. 내가 예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 현재 속에는 미래를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 힘이 계속 지속한다거나 변경된다는 전제하에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연구한다. 일반적인 지혜 차원에서 국가와 기업 개인에게 이런 위기가 있으니까 이렇게 대응하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래와 관련해 많은 책들을 낸 것 같다. 기독교와 관련해서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일반 분야쪽으로는 책을 많이 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미래에 관한 연구도 병행했다. 한국교회가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에 잘 대응하기보다는 위기 가운데로 가는 것을 보면서 그 위기를 드러낼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현재의 위기가 지속된다면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위기는 앞으로의 위기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하다. 뼈를 깎는 갱신이 없다면 두려운 미래가 올 가능성이 크다. 많은 분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 이미 한국교회의 위기는 개교회 수준을 넘어섰다. 교단, 총회 안에서 대응할 수 있는 물꼬가 터져야 한다. 앞으로 10년이 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다. 이 기간을 넘어서면 교단, 총회 차원에서도 해결하기 어렵다. 위기가 현실이 되어도 받아들이고 쇠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준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책에서 많은 분량에 거쳐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인가?

외적으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양적 감소다. 순복음주의 계열을 봤을 때 2050~60년에 300~400만 명의 성도가 감소한다. 그렇게 되면 천주교 수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한국교회의 고령화가 심해지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되면 교회의 경제력은 약화되고, 그동안 해왔던 선교 패러다임도 바뀌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한국교회의 종교 교배(交配) 현상을 들 수 있다. 기본적인 교리는 유지하되, 다양한 사상과 생각들이 혼합되고 와해되면서 영적인 부분이 점차 약화된다. 이러한 위기들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교단,총회에서 힘을 합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양적인 감소도 문제지만, 복음의 회복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지 않은가?

일반 기업들은 어려움을 당하면 위기에 봉착하지만, 교회는 어려움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 위기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제 2의 부흥을 이끌 수 있다. 교회가 잘 나갈 때는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져 가지만, 위기가 오면 반대로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형적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하지만 한국교회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복음의 본질을 직설적으로 전하는데 집중하게 된다면 다시 일어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전환점에 있다는 것이다. 복음의 본질을 붙잡을 것인지 기존의 방식대로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계속 타협한다면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하고 급속하게 쇠퇴할 수 있다. 300~400만 명보다 더 많은 수가 줄어들 수 있다.

복음의 회복을 말하는데 있어 시스템의 변화도 중요한가?

복음이 제대로 역사하려면 시스템이 상당히 중요하다. 시스템의 역할은 효율성이다. 백 평의 땅이 있는데 주차라인을 그리지 않으면 주차하기 어렵지만, 그려놓으면 효율적으로 주차할 수 있다. 내용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내용이 제대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내용과 시스템 두 가지가 맞아야 하는 것이다. 리더십도 시스템에 들어간다. 교회의 시스템에는 리더들의 생각이 반영된다. 리더들이 시스템을 바꾸는데 상당히 많은 역할을 하고 있고, 리더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다. 리더들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피해 갈 수 없는 키워드로 ‘교배된 기독교’ ‘다신주의’ ‘친절한 불가지론’ 등을 들었다. 비슷한 의미인듯 한데, 심각한 상황인가?

요즈음 신천지가 무섭다고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부의 적이다. 친절한 불가지론이 교회 안에 팽배하고 있다. 교회가 교리에 관한 기준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모두의 생각이 맞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사회에서 가져온 생각들을 다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예수 믿고 구원받는다’외의 나머지 영역에서는 누구도 제재할 수 없고, 심해지면 다른 데서도 구원이 있다는 열린 문을 허용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생각들이 혼합되면서 교회 안의 신앙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종교가 습득이 안 되고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면 교리 자체를 벗어버린다. 이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세상의 유신론, 유물론과 같은 이론이 더 탄탄하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그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믿음으로 구원받는 시대를 넘어 변증의 시대가 온다. 교회가 기독교를 잘 설명하고 체계화 시키는 것이 교회의 영향력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진리를 정확히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못하면 해체시키고 있다. 이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축소하는 것이고 복음을 약화시키고 변질시키는 것이다. 한국교회 안의 커다란 문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핵폭탄급 변수로 통일을 들었다. 상수가 아니니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모르겠다.

사회 전체적 차원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익한 점이 많다. 교회 안에서 봤을 때는 통일을 대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 북한교회는 어렵지만, 영적으로는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반면에 남한교회는 좋은 때를 보내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아주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이 됐을 때 ‘북한의 순수한 열정이 우리를 변화시킬 것인가?’ ‘우리의 세속화 영성이 북한을 물들일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북한의 영성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 부분을 준비해야 한다. 대세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 빨리 물든다. 북한의 사상 변화가 일어날 때 세속화될 가능성은 크다. 이미 북한의 신진세대들은 부모의 권력을 가지면서 반항적인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 그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순수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적인 부분 외에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내 놓는 것을 싫어한다. 더욱이 통일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교회가 동기 부여를 해야 하고, 통일 비용 또한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새터민들을 잘 보살펴 주어야 한다. 지금 한국에 있는 만 오천 명의 새터민은 하나님께서 정탐꾼처럼 보내주신 사람들이다. 통일 후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하라고 보내 주신 사람들인데 한국교회가 그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기대 이하다. 선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어서도 준비해야 한다.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물량공세 싸움만 일어난다. 그 틈을 타서 신천지가 북한에 들어갈 수도 있다. 통일이 되면, 불교, 천주교, 기독교 모두가 북한에 들어갈 것인데, 북한의 교회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정직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할 수 없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 어떻게 보면 한국교회가 살아날 때까지 통일의 때를 기다리시는 것일 수도 있다.

책에서는 경제 문제도 상당 부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시대를 살기 때문에 삶에 있어 경제적인 부분을 뗄 수 없다. 경제의 핵심 중에 하나는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성경적으로 경제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에서 시작한다.그 틀이 얼마나 성경에 가깝느냐에 따라 나머지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회가 경제적인 부분에서 청지기적인 역할을 가르쳐야 한다. 경제 문제를 뒷전에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고 소비할 것인가에 대해 가르쳐 준다면, 그리스도인의 삶이 상당 부분 변하게 된다. 교회가 재정을 집행하는 시각도 바뀐다. 무리해서 교회를 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다. 교회가 받고 있는 수많은 비난은 돈을 사용하는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富)의 정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성경에서는 우리에게 가난하라고도 부자가 되라고도 하지 않는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하나님이 주신 대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도 마찬가지다.교회의 가난함과 부요함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것이다. 정해주신 대로 충실히 사역하면 된다. 큰 교회는 큰 교회답게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답게 맡겨진 사역을 감당하면서 균형을 이뤄가야 한다.

   
▲ 최윤식 소장은 " 각 교단에서 미래를 통찰하고 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로스로
밝지만은 않은 미래이지만, 교회가 제시할 수 있는 긍정적인 키워드가 있다면

복음의 올바른 선포다. 성경을 살피면, 도량형, 독과점, 노동에 대한 분배 등 지금도 적용될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런 것에 관한 정확한 설교를 교회에서 하지 않는다. 성경에서 ‘부동산 투기는 죄’라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지만, 한국사회가 부동산 투기에 빠져 있었을 때 죄라고 말하는 이들이 없었다.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예수 믿고 구원받는 것은 가르치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가르치지 않고 있다.

교회의 사명은 성경의 말씀을 정확하게 전하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양육하고 돕는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가 성경적인 삶을 회복한다면 한국교회가 부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예전에 ‘부동산 투기는 죄’라고 말했다가 쫓겨난 목사가 있다. 이런 말을 용기 있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은 교단 차원에서 만들어 질 수 있다. 당연한 것들이 성경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본다. 성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에 있어 세상의 것에 저촉되지 않으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은 그런 것이 하나님의 법이라 말하지 않는다. 성도들이 성경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말씀에 대해서 깊이 알고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바라는 것과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교회의 미래에 화두를 던지는 것이 목적이다.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화두가 되어서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각 교단에서 미래를 통찰하고 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를 연구해야 한다. 또한 관련하여 교육을 하고, 새로운 틀에 맞춰 복음의 적용점을 바꿔가야 한다. 복음의 적용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한국교회가 가난, 질병, 민주주의 등의 문제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제는 백세 시대에 은퇴 이후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경제는 혼란스러운데 빚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급속히 바뀌는 시대에서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등의 문제로 관심을 옮겨야 한다. 미국은 빚 중독자 치유 사역을 교회에서 했다. 복음을 통해서 구원도 받지만, 삶의 문제도 해결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단에서 사람들의 삶이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 교단을 통해 새로운 사역이 소개되어서 교회들이 목표를 거기에 두고 바꿔 갈 때,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교회의 모습이 될 수 있다.
본지 제휴 <크로스로> 2013년 5월 23일자 김지혜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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