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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사칭’ 대학가 설문조사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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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사칭’ 대학가 설문조사 물의
  • 정윤석
  • 승인 2012.05.1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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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ㆍ건국대 일대…한기총측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 안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분열과 혼란을 겪어온 틈을 타 한기총 명칭을 사칭하며 대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한양대·건국대 성동구 지역 대학가, ‘한기총’ 사칭 설문조사자들 활개
2012년 5월 3일 오후 7시, 한양대학교 노천극장 앞에서 한양대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찬양집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집회가 진행되던 중 주최 측에 문의가 들어왔다. 집회 장소 주변의 대학생들에게 몇몇 사람들이 다가가 ‘한기총’ 명의로 설문조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주최측 관계자가 조사한 결과 설문조사자들은 자신들에 대해 한기총 회원교단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A총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주최측이 입수한 설문지에는 ‘한기총’과 ‘A총회’의 공식 로고가 찍혀 있었다.

설문조사지 내용에도 “한기총에서는 한국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의 신앙을 돌이키고자 이들이 외면한 한국교회의 실태에 각성하고 실질적으로 대처하고자 다음과 같은 리서치를 실시하고자 합니다”라고 기록돼 있었다. 표면상으로만 본다면 한기총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모양새다. 한양대뿐 아니라 건국대 근처에서도 동일한 설문조사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 한기총과 A총회 명의를 사칭한 설문조사지

설문지에 기록한 대로 한기총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걸까? 한기총과 함께 설문조사를 하는 것으로 기재된 A총회는 어떤 곳일까?

한기총의 한 관계자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부터 ‘한기총 명의로 설문지를 돌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뭡니까?’라는 문의가 하루에도 4~5통씩 들어왔다”며 “주로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 건국대 인근 지역 학생들과 성도들이 문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기총은 현재 대학생을 상대로 그 어떤 설문조사도 하고 있지 않다”며 “만일 대학생 상대로 한기총 명의의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그것은 명의를 사칭하는 것임으로 사법 조치 대상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문조사지에 한기총과 함께 대한예수교장로회 A총회라는 명칭이 나오는데 A교단은 한기총에 가입신청을 했을 뿐 가입이 결정된 교단이 아니다”고 확인해줬다.

A총회측은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교단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일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A교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교단에 소속한 김 모 목사라는 사람이 ‘전도를 겸해 설문 조사를 하고 싶어서 초안을 만들어 놨는데 교회 집사와 청년들이 그것을 미리 돌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며 “한기총 명의를 사칭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5월 8일 긴급 임원회를 열고 김 모 목사를 제명했다”고 밝혔다. 기자에게 전화를 직접한 A총회 관계자는 자신을 ‘전총무’라며 이 사건으로 자신은 총무직에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말했다. 직접 책임은 없지만 교단의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로서 간접적으로나마 책임을 지고 사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A총회는 ‘한기총 사칭 설문조사’건은 교단과는 관계가 없고 개 교회 목회자와 그 교회에 출석하는 신도들의 실수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기총 명의를 사칭한 책임을 물어 해당 목회자가 제명처리된 것은 물론 교단 총무까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말한다. 교단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기총 사칭 ‘설문조사’ 때문에 마치 교단 전체가 책임을 지는 형국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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