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권철현 장로 등··· “이단에 더 깊게 빠져들게 하는 역할”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 박옥수 씨측 IYF(국제청소년연합, 회장 도기권)의 월드캠프에 장로, 집사 등 일부 교회 중직자들이자 유명 정치 지도자들이 참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구원파 박옥수 씨측 유관기관인 IYF는 7월 4일부터 1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월드캠프 및 세계청소년부 장관 포럼을 진행했다. 행사기간 중 IYF 행사에 참여한 인사들은 신일교회(이광선 목사) 장로 김형오 국회의원(제 18대 국회의장), 사상교회(박흥석 목사) 장로 권철현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수영로교회(정필도 목사) 집사 오거돈 해양대 총장 등이다.
이 인사들의 참여는 7월 6일과 7일 명사초청 시간에 이뤄졌다. 김형오 국회의원은 7월 6일 강연을 통해 “꿈과 도전은 준비를 해야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여러분 모두가 준비하고 도전하고 꿈을 키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외에도 같은 날 진행된 박옥수 씨의 출판 기념회에 축하화환을 보냈다.
오거돈 총장도 같은 날 명사초청강연에서 “해양은 6대주와 연결되어 있기에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한 곳”이라며 “전세계를 누비는 IYF 월드캠프에 모인 학생들이 해양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연했다. 권철현 대사는 7월 7일 강연에서 젊은 시절에 하나님에 대한 신념을 확립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이 같은 행사 참여에 대해 신외식 소장(여수종교문제연구소)은 “교회 중직자들이 그 누구보다 한국교회의 이단 규정에 대해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며 “장로나 집사 등 교회 직분이 있는 사회 지도자들이 이단과 유관한 단체에 강연자로 나서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고 말했다.
박옥수 씨측 구원파에서 13년간 있다가 탈퇴한 전해동 씨는 “구원파 행사에 정통교단 직분자들이 참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교회 직분자이면서 사회 지도자인 사람들이 참석하면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와주다니 정말 우리가 있는 단체가 귀하다’는 착각에 빠지곤 했다”고 회상했다.
전 씨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와서 특강을 해도 그들의 말을 새겨 듣기보다는 오히려 ‘구원파’가 우월한 진리를 가르치기 때문에 이곳에 와서 강연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과적으로 구원파에 있는 사람들이 그곳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하는 역할을 교회 직분자들이 해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구원파측 IYF 행사에 참석한 교회 지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김형오 국회의원과 오거돈 해양대 총장측에 전화를 걸어 입장을 들어봤다. 김 의원은 직접적인 입장을 듣기가 어려웠다. 김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IYF가 이단 단체와 관계 있는 곳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의원님이 참석한 것이다”며 “40여개 국 3천 500여 명의 젊은 청년들이 모인 곳에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고 답했다. 차후 구원파 박옥수 씨의 IYF측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IYF측 행사 참석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이 있다는 것을 의원님께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오거돈 총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IYF가 청소년 관련 단체인 것으로만 알고 참석했다”며 “여론의 지적을 수용하고 앞으로는 절대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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