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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이 소천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눈물이...”조기 은퇴한 미금제일교회 신병철 원로목사
정윤석  |  unique4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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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3.23  07: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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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철 목사(66)에게 있어서 미금제일교회(예장 합동)는 생명과도 같다. 그는 30여 년 전 경기도 남양주시 지역의 한 건물 지하 40여 평에 첫 개척을 했다. 예배당 한쪽에서 예배를 드리고 한쪽은 사택으로 사용했다. 막내딸이 태어나기 전이었으니 세 딸과 사모가 함께 이곳에서 먹고 잤다. 교회가 어려워졌을 때는 딸들이 모아 둔 결혼 자금도 모두 끌어들여서 사용했다. 신 목사 스스로 ‘가정목회에 실패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인생의 모든 것을 오로지 교회에 바쳤다. 그리고 2011년 현재 장년 출석이 300여 명에 이르는 교회가 됐다.

어느 날 신 목사 교회의 한 성도가 다가왔다.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목사님, 한국교회, 특히 중소형 교회들은 이 상태로는 안 됩니다. 현상유지를 하면 그나마 다행이고 거의 모든 중소형 교회들이 침체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조치가 무엇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살짝 섭섭했다. 도대체 ‘내가 어떤 조치를 취하라는 거지?’ 측근과 대화한 후 계속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 상태로는 안 됩니다’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강단에 엎드려 기도했다. 뭔가 마음 가운데 깨달음이 생기는 거 같았다. 다시 그 성도를 불렀다.

“어떻게 하면 되겠나?” “목사님이 차라리 은퇴하시고 젊고 유능한 후임 목회자를 청빙하면 어떨까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말이 나오자 열이 올라왔다. 그러나 신 목사가 가장 신뢰하는, 기도하는 사람의 말인지라 꾹 눌러 참았다. 그 후로 기도원으로 올라갔다. 일주일간 금식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았다. 어떻게 개척하고 섬겨온 교회인데···. 너무 불쾌해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었다. 기도하며 하루, 이틀이 지났다. 그 성도에 대한 미운 감정이 사라져갔다. 그의 말이 침체기에 있는 교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교회 사역을 내려놓고 조기 은퇴하자는 것이었다.

“장로 3명과 함께 조기 은퇴했습니다”

기도원에서 내려 온 후 은퇴 매뉴얼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기 은퇴를 해야 하는 이유부터 분명히 했다. 신 목사는 △교회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시점 △목회자와 교인들의 무사안일 및 신 목사의 목회사역의 한계 △교회의 노령화와 더불어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건강한 교회로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적었다.

조기 은퇴를 한다고 하자 주변에서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목사님 병이 생겼습니까?” “미금제일교회에서 무슨 사고 쳤습니까?” “부도덕한 짓을 했습니까?”라며 거의 쫓겨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조기은퇴는 곧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위기였다.

은퇴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신 목사는 6명의 당회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했다. 한명씩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은퇴할 때가 되었노라고. 다행히 모든 장로들이 신 목사의 결단에 동의했다. 후임 목회자에게 한 점의 부담도 안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6명의 장로 중 3명의 장로들에게 동반은퇴를 권유했다. 나머지 3명의 젊은 장로들에게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에서 신임을 묻는 투표를 하고 5년마다 정례화하기로 했다. 기존의 사역자들에게도 일괄 사표제출을 받았다.

후임 목회자는 8년 동안 미금제일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다가 경기도 부천에 교회를 개척했던 황채용 목사(46)다. 그를 후임으로 청빙하면서 조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마디로 제 자식같이 아끼는 사람입니다. 기도하며 은퇴를 결단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입니다. 기도하면서 그를 기도원으로 불렀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제가 오라고 하니 부천에서 천마산기도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내가 기도하고 결단한 일이니 미금제일교회를 맡아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선배 목회자가 일궈 놓은 교회에 후임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 정말 이제 다시 개척한다는 심정으로 목회를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금년 1월 23일 후임 목회자의 청빙은 물론 은퇴식도 은혜롭게 잘 마쳤다. 그런데 신 목사의 가슴 한 켠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기도하면서 매뉴얼을 따라 은퇴했는데도 상상치 못할 엄청난 상실감이 가슴 한 켠으로 몰려 왔다. 잠이 오지 않았다.

회장으로 있는 달리다굼선교회의 후원구조를 탄탄히 하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제주도의 후원교회를 갈 때의 일이다. 그 제주도에서 갑작스레 교인들이 보고 싶고 교회가 너무도 그리워 눈물이 앞을 가렸다. 샘솟듯 흐르는 눈물이 주체가 되지 않았다. 차 안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모친이 소천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눈물이 쏟아졌다. 목회자들이 은퇴 후에 현장을 떠나면서 겪는 상실의 아픔이 고스란히 몰려 왔다.

‘결국 이런 문제 때문에 은퇴 목사와 후임 간에 갈등이 생기는구나.’ 이것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가 숙제라고 생각했다. 아픔이 있지만 떼어내야 한다며 각오를 새롭게 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신 목사가 매진할 일은 선교라고 결론 내렸다. 달리다굼선교회를 만들어 20여 년 동안 태국 선교사를 후원해왔다. 달리다굼 선교회를 통해 신 목사는 태국의 메티 선교사·공은아 선교사의 사역에 집중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메티와 공은아 선교사는 부부로서 태국에서 병원사역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 미금제일교회

신 목사는 개혁측에 소속했을 당시 총회 선교부장을 맡았을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한국교세와 역량에 비해 선교사들이 과잉 배출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십 여 년 전만 해도 선교사라고 하면 교회가 적극적으로 도우며 후원을 하던 때였다. 교회에 선교사가 방문하면 반가워할 때였다. 그러나 지금은 선교사라고 하면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교회가 많다는 것이다.

“교회를 개척해도, 부목사 사역으로도 사역에 쓴 맛을 본 목회자 중 일부가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선교지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원체계의 확보 없이 그렇게 가면 무척이나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심지어 선교지역 현지에서 먹을 것 하나 없어서 굶다가 어쩔 수 없이 귀국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의 선교 마인드가 열매 중심이어서 몇 교회를 세우고 얼마나 선교했느냐가 관심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교사역에 열매가 없는 선교사는 후원도 기대하기가 어렵죠. 그런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을 파악해서 후원체계를 잡아주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신 목사의 퇴직금은 당회에서 3억 원으로 결정했다. 이 퇴직금은 앞으로 신 목사가 전액을 헌금하고 그 헌금은 교회 내 선교재단·장학재단·사회사업재단에 각 1억씩 기금화 할 계획이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당회록에 기록을 남기고 상호 서명하여 보관했다.

요즘 신 목사는 천마산 줄기를 타며 매일 등산을 하고 있다. 그의 폐는 다른 사람의 1/4이다. 젊을 때 폐결핵을 12년 동안 앓았다. 몸무게가 40kg까지 줄어들기도 했었다. 죽은 목숨이라 생각했던 친구들이 조의금을 걷어서 줬을 정도다. 폐결핵을 앓은 후 현재는 75%의 폐기능이 상실되다시피 했다. 그런 몸으로 병원에 갔더니 ‘목사님 살아 있는 게 기적입니다’라고 할 정도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정말 기적이다. 등산을 하면 폐 속을 깨끗하게 세탁하는 상쾌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말한다.

신 목사는 “비록 중소규모의 교회지만 조기 은퇴 결단이 교회에 신선한 순환을 가져왔다”며 “구세대 목회자와 신세대 목회자의 세대교체가 신선하고 자연스레 이뤄지면 한국교회 침체의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 기사 제공 © 교회와 신앙(www.amen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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